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는 괜히 마음을 차분하게 만듭니다. 비 오는 날이 싫을 때도 있고 비가 내린 날 따뜻한 차 한잔 생각나며 기분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. 여름 비와 달리 가을비는 따뜻한 방 안에서 이불속에 쏙 있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.
이번주 내리는 비는 일기예보에 표시도 없이 조용히 찾아왔다가 여전히 흐린 날씨로 한주를 보내게 만듭니다. 예전 같으면 온도가 내려가 추울 법도 한데 날씨가 이상하긴 한가 봅니다. 가을비가 내렸는데도 춥은 기색 없이 더 누리고픈 비 오는 날의 하루입니다.
비 오는 날 시원하게 내리는게 아닌 어설프게 내리면 특유의 냄새가 풍길 때가 있습니다. 그렇다고 이상하고 나쁜 냄새는 아니지만 흙냄새, 풀냄새를 풍기는 자연의 향기가 퍼져 기분 좋은 냄새를 맡게 될 때가 있습니다.
비 오는 날 어디선가 풍겨오는 이 향기는 '페트리코(Petrichor)'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과학자들이 자연 속에서 나는 비 냄새를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단어라고 합니다.
페트리코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 되어 '바위'를 의미하는 (petra)와 '신들의 피(ichor)를 합한 합성어입니다. 페트리코는 바위틈이나 흙 속에서 있는 식물성 기름 등으로 구성된 화합물이 비와 만나면서 발생하게 되어 비 오는 날 특유의 냄새가 우리의 코끝을 자극하게 만드는 것이라 합니다.
비 오는 날 페트리코가 발생하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흙이나 바위 속에 축적되어 있다가 빗방울이 땅에 떨어지면서 방출되는데 건조했던 땅이 비를 맞으며 흙 속에 숨어 있던 향기가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되는 과정에서 흙냄새, 풀냄새 비슷함을 맡게 되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 합니다.
빗방울이 땅에 떨어질 때 아주 미세한 방울인 에어로졸이 대기 중으로부터 터져 나와서 퍼지게 되는데 에어로졸는 식물성 기름과 같은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.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며 우리가 비 오는 날 맡는 특유의 향기로 전달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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